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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 배우자는 정말 내 것일까?

가정의 달에 생각해보는 ‘가족’의 의미

금승한기자 | 기사입력 2024/04/26 [16:20]

[기고] 내 배우자는 정말 내 것일까?

가정의 달에 생각해보는 ‘가족’의 의미

금승한기자 | 입력 : 2024/04/26 [16:20]

▲   경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이여진  ©

 

 

플라톤은 자신의 저서 「향연」에서 사랑의 기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태초의 인간은 네 개의 눈, 팔, 다리와 두 개의 코, 입 그리고 두 개의 몸이 맞대고 있는 형태였다. 당시에 인간들은 두 배의 신체 기관을 가지고 있었던 덕분에 지금의 인간들보다 훨씬 더 강력했고, 이 힘은 신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그 힘을 두려워했던 신들은 인간을 지금 우리의 모습처럼 두 쪽으로 갈라놓았고 둘로 나뉘게 된 인간은 하나였던 원형으로 돌아가기 위해 잃어버린 반쪽을 갈망하는데, 그 반쪽에 대한 갈망이 바로 사랑이다. 사랑의 빠진 이들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적절한 비유가 있을까?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사랑하는 반쪽을 찾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지만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반쪽의 인간은 자신의 결핍인 나머지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상대에게 이끌리고, 그렇게 하나가 된 두 사람은 원형의 인간을 완성하였다는 착각에 빠져 상대를 하나의 인격체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또 다른 부분으로 인식하여 자신의 일부로 끌어 들이려는 실수를 하고 만다. 처음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는 어떤 것도 문제 될 것 없겠지만, 뇌과학자들에 의하면 이러한 사랑의 유효기간은 고작 900일 남짓. 이때 열정적인 사랑이 안정적인 애착으로 정착하지 못 하면 흔히들 하는 말, ‘결혼은 지옥’이 되는 것이다.

 

 “가족을 사랑하지 마세요.”라고 소통 전문가 김창옥 강사는 말한다. “가족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면 그 끝은 공황장애”라는 우스갯소리를 덧붙이며 “가족을 사랑하지 말고, 예의를 지켜라”고 한다. 열정적인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나고 안정적인 애착 단계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예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모든 관계는 상호작용이다. 가족 관계도 예외는 없다. 상호작용은, 상대를 나와 합일된 존재가 아니라, 또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 나와 다른 독립된 개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나의 행동이 가족을 사랑해서 하는 행동인가?’라고 생각하기 전에 ‘내가 가족에게 예의와 매너를 갖추었나’ 이것부터 살펴보는 건 어떨까. 예의와 존중을 갖추지 않은 사랑은 존재하지 않으며,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랑을 가장한 학대이자 폭력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 사랑을 되새기며 스스로에게 먼저 한 번 물어보자. ‘내 행동이, 나의 말이 가족에게 예의를 지켰나’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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